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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기사/월드프리즘

[월드 프리즘17]빈라덴 죽음의 진실은 밝혀질 것인가(2015.06.02ㅣ주간경향 1128호) 허시의 폭로로 드러난 새로운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파키스탄 최고위 당국자들은 미국의 빈라덴 제거작전을 사전에 알고 협조했으며, 빈라덴이 아보타바드에 있다는 사실은 그의 연락책들에 대한 고문이 아닌 현상금을 노리고 제 발로 걸어온 제보자 덕분에 알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시모어 허시(78)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의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 허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런던리뷰오브북스에 기고한 장문의 글에서 미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2001년 5월 2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한 빈라덴 제거작전에 관한 백악관의 발표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허시의 폭로는 미국 사회를 들쑤셔 놓았다. 미 당국은 허시의 보도가 판타지에 근거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많은.. 더보기
[월드 프리즘16]내부고발자를 간첩으로 모는 미국 정부(2015.05.26ㅣ주간경향 1127호) 또 한 명의 내부고발자(whistleblower)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서 간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프리 스털링(47). 변호사이자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이다. 1990년대 이란 핵 관련 정보를 뉴욕타임스 제임스 라이즌 기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스털링은 지난 5월 1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연방법원 1심 판결에서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스털링으로부터 자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라이즌 기자가 법정 증언을 거부하면서 몇 년을 끌어오다 결국 지난해 12월 법무부가 취재원 공개를 강요하지 않기로 하면서 마무리됐다. 라이즌은 2006년 자신의 책 를 통해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2000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 더보기
[월드 프리즘15]미국 경찰, 군사작전하듯 ‘국민과 전쟁’(2015.05.19ㅣ주간경향 1126호) 지난 4월 말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경찰에 구금 중이던 흑인 청년의 의문사에 항의해 일어난 폭동에 맞선 당국의 대응은 전장에서 군사작전을 하는 군대를 방불케 했다. 볼티모어 시와 경찰당국은 감시용 무인비행기(드론)에서부터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찰 특수기동대(SWAT), 산탄총과 연막탄, 최루탄 발사기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모든 병력과 장비를 배치했다. 적의 무선 통신장비를 도·감청하는 군 장비인 ‘헤일스톰’과 ‘스팅레이’도 동원했다. 헤일스톰은 스팅레이보다 진화된 최신 감청장비로, 1마일 안에서 이뤄지는 모바일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볼티모어 경찰국이 연방수사국(FBI)과 손잡고 헤일스톰을 활용해 지난 8년간 시민의 휴대전화를 4300여건이나 도·감청한 사실이 지난달 초 AP통신의 보도로 드러나 .. 더보기
[월드 프리즘14]본질 비켜간 ‘흑인 엄마의 아들 훈계’ 동영상(2015.05.12ㅣ주간경향 1125호) 지난 4월 27일(현지시간) 시작된 미국 메릴랜드주 최대 도시 볼티모어 폭동 첫날에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흑인 어머니가 시위에 참가한 아들을 훈계하는 동영상이었다. 미 ABC 방송의 볼티모어 지역 제휴 방송 WMAR 카메라에 잡힌 영상에는 흑인 여성이 10대 흑인 아들을 손바닥으로 내려치며 시위 참여를 막는 모습이 담겼다. 이 여성은 TV에서 자신의 아들이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을 본 뒤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한 손으로는 아들이 쓴 검은 마스크를 벗기기 위해 애쓰면서 다른 손으로는 소년의 머리를 계속 때린다. 그리고 아들을 향해 “전기충격총에 맞고 싶으냐”고 말한다. 여성은 나중에 토야 그레이엄으로, 아들은 16세 마이클로 밝혀졌다. 그레이엄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마이.. 더보기
[월드 프리즘13]지중해 ‘죽음의 항해’ 비극의 모태는 미국?( 2015.05.05ㅣ주간경향 1124호)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던 밀항선이 지중해에 침몰해 800여명이 사망했다. ‘최악의 인도주의적 참사’의 희생자는 가난과 폭력의 땅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에서 희망의 땅 유럽으로 가려던 난민들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목숨을 건 항해에서 최후의 순간까지도 ‘세월호의 아이들’처럼 버림받았다. 밀항선 선원들이 자신들만 살기 위해 이들을 죽음의 바다 속에 내버려뒀던 것이다. 방글라데시인 생존자는 이탈리아 ANSA 통신에 “밀항선 선원들은 사고 당시 문을 잠그고 사람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당시의 끔찍한 상황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주류 언론들은 이번 참사를 다루며 난민들의 ‘죽음의 항해’ 원인을 빈곤과 폭력사태에 있다고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더보기
[월드 프리즘12]다시 도마에 오른 오바마의 드론 정책(2015.04.28ㅣ주간경향 1123호) 검색 ‘표적살해냐, 체포냐’. 2013년 미국 법무부와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등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파키스탄에서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잠재적인 미국인 테러 용의자의 처리를 놓고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국방부와 CIA는 무인비행기(드론)를 활용해 ‘표적살해(targeted killing)’할 것을 주장했고, 법무부는 체포해 재판에 부칠 것이라며 맞섰다.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인 테러 용의자를 상대로 이 같은 고민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2011년 9월 말 CIA는 미국인 출신 과격 이슬람 성직자 안와르 알올라키를 예멘에서 드론을 활용해 표적살해한 바 있다. 알올라키는 미 정부에 의해 오사마 빈라덴 사망 이후 가장 위험한 인물로 꼽혔다. 당시 드론 공격으로 그의 1.. 더보기
[월드 프리즘11]불법 정보수집, NSA 이전에 DEA 있었다(2015.04.21ㅣ주간경향 1122호) 2013년 6월 미 정보기관 국가안보국(NSA)의 계약직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불법 정보수집 프로그램(PRISM)을 폭로했을 때 미 정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국가 안보를 위한 조치”라는 논리로 항변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개인의 전화통화 내역과 e메일까지 까발려지는 등 시민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미 정부의 논리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미국인들에게 먹혀든 것도 사실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NSA 개혁방안을 마련한다고 약속한 데다 9·11과 같은 테러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시민 자유의 제약도 불가피하다고 보는 미국인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 정부의 항변이 거짓말이었으며, 오히려 미국이 감시 천국임을 보여주는 또 다른 감시프로그램이 NSA.. 더보기
[월드 프리즘10]‘IS-미국 커넥션’ 의혹 왜?(2015.04.14ㅣ주간경향 1121호) “우리는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이 이슬람국가(IS)와 전투를 하는 것을 믿지 못한다. 과거에 그들은 우리 보안군을 목표로 삼았으며 실수로 IS에 지원물품을 투하했다.” 이라크군과 함께 IS가 장악해온 티크리트 탈환작전에 참여해온 시아파 민병대의 하나인 아사이브 알 알하크의 대변인 나임 알우부디가 지난 3월 하순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한 말이다. 지지부진하던 티크리트 탈환작전은 국제동맹군의 공중지원 덕분에 며칠 뒤인 3월 31일(현지시간) 작전 개시 약 한 달 만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의 가세 소식에 이 작전에 동참해온 시아파 3개 민병대는 “IS를 격퇴하는 데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며 발을 뺐다. 이들이 이끄는 병력은 전체 작전 병력 3만명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여서, 티크리트 작전 성공에도 .. 더보기
[월드 프리즘9]사우디는 어떻게 중동의 새 강자 됐나(2015.04.07ㅣ주간경향 1120호) ㆍ미국 중동정책 변화의 부산물… 이스라엘과 이란에 견줄 만한 중요한 세력으로 부상 지난 3월 초 사우디아라비아가 인도를 제치고 지난해 세계 무기 수입 1위 국가에 올랐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군사정보 분석업체 IHS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의 무기 수입액은 전년도보다 54% 늘어난 65억 달러였다. IHS는 올해 사우디의 무기 수입액이 98억 달러로, 전 세계 무기 수입액의 7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가 군사력을 강화해 온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사우디 주도로 3월 26일 시작된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에 대한 군사작전을 떠올리면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사우디는 지난해 9월 미국이 시리아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을 .. 더보기
[월드 프리즘8]미국은 왜 MH17기 피격 자료 공개 않나(2015.03.31ㅣ주간경향 1119호) 2014년 7월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일어난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보잉 여객기 ‘MH17 피격사건’ 미스터리가 사건 발생 8개월이 지나도록 풀리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치열하던 그날 오후 4시20분쯤(현지시간) 1만m 상공에서 298명을 태우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MH17편은 의문의 피격으로 탑승객이 모두 사망했다. 사건 이후 외부 물체에 피격됐다는 조사보고서가 나왔지만 그것이 무엇이며, 누가 격추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친러 반군이 범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결정적 증거가 없어 논란만 반복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정보망을 보유한 미국이 침묵을 지키면서 음모론까지 난무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