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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칼럼/여적

[여적] 카멜레온 코로나(201222)

바이러스는 유행이 지속할수록 변이하면서 전파력을 키우는 속성이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복제 과정에서 변이가 발생한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한 후 발견된 코로나19 변종은 약 6000건에 이른다. 과학자들은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바이러스를 침투하게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이 수용체와 더 쉽게 결합해 전파력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변종 바이러스 출몰 소식이 지구촌을 한 차례 휩쓸었다. 국제공동연구팀이 기존보다 전파 속도가 3~9배 빠른 변종이 유럽과 미주에서 확산되고 있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 변종은 지난 2월 초 유럽에서 시작됐고, 그로 말미암아 지구촌은 3월에 팬데믹 상황에 빠지게 됐다. 변종 바이러스 출몰 후 다섯 달이나 늦게 포착돼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격이다.

백신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지구촌이 들떠 있는 12월에 변종 바이러스 공포가 또다시 엄습했다. 진앙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8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처음 시작한 영국이다. 이번 변종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70% 정도 강하다고 한다. 지난 9월 이 변종이 발견된 후 런던의 감염자 비율은 11월 28%에서 이달 중순 68%까지 올라갔다. 지난 주말 코로나 대응 단계를 최고 수위(봉쇄)로 올린 런던에서는 ‘탈출 러시’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셰계 각국은 영국발 입국자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변종이 치명적이라는 증거는 없다지만 기존 백신 효능에 대한 불안감으로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종 바이러스가 백신의 효능을 무력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 8월 코로나 재감염 사례가 처음 나타나긴 했지만 기존 감염자가 변종에 걸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지금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변종 바이러스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하지만 코로나 유행은 변종 바이러스의 전염력에만 좌우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의 행동 양식과 그 사회의 문화적 요소, 방역수칙 준수 등도 큰 영향을 미친다. 어떤 ‘카멜레온 변종’이 나오더라도 과학적으로 검증된 최고의 차단책은 거·마·손(거리 두기·마스크 쓰기·손 씻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