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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쓴 기사/경향신문 사설

[사설] 심상찮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방역 비상벨 울려야(210506)

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울산시는 5일 다중이용시설 종사자에 대한 선제검사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전파력이 1.7배나 더 강해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신속한 초동단계 차단이 급선무가 됐다. 정부는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에 중대 분기점을 맞았다는 비상한 각오로 만전을 기해야 한다.

방역당국이 최근 1주간(4월25일~5월1일) 코로나19 확진자 중 656명의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14.8%인 97명이 영국·남아공·브라질 등 주요 3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출률은 지난달 초(7.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전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다른 변이까지 더하면 2000명 가까이나 된다. 선별검사한 결과이기에 실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에서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전체 감염자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우세종이 돼가고 있다. 특히 울산시에서의 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3월 2주차부터 4월 2주차까지 6주간 울산 확진자 80명의 검체 검사 결과 63.8%에서 영국발 변이가 검출됐다. 울산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3월 144명에서 지난달 772명으로 급증해 월별 최다 숫자를 기록했다. 울산지역 변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면 언제든 전국으로 퍼질 수 있는 위기 국면이 됐다.

 

방역당국은 전방위적인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그간 백신 수급에 집중해온 당국으로서는 변이 바이러스 차단이라는 복병까지 만나게 됐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해외 유입보다 국내에서 전파되는 사례가 많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를 조기에 검사·포착해 격리하고, 그 접촉자도 철저히 추적·관리해야 한다. 아직은 영국발 변이보다 감염자가 많이 적은 편이지만 남아공·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특히 울산시 다중이용시설 종사자들은 오는 14일까지 임시 선별검사소 진단검사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를 저지할 수 있는 백신 물량 확보와 접종 속도를 높이는 데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집단면역이 이뤄질 때까지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끝난 게 아니다. 시민들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방역수칙 준수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