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폐막한 서방 7개국(G7) 정상회의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모인 자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G7 정상들이 채택한 공동성명은 상당부분이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G7 정상들은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구상인 ‘일대일로’에 맞서 ‘더 나은 세계 재건(B3W)’ 구상에 합의했다. 2035년까지 개발도상국 인프라 투자에 40조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사업인 만큼 중국으로서는 이런 움직임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나아가 성명에는 중국 신장의 인권 문제와 홍콩의 자치권을 촉구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 입장에서는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익들이 서방 국가들에 의해 견제받게 되는 초유의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G7 정상들이 대중국 견제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는 점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이번 회의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G7 정상들이 한목소리로 중국을 비판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동맹 부활과 다자주의를 강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무대에서 대중국 공동전선 구축이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는 미·중경쟁의 소용돌이가 커진 만큼 더 위험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양국 간 무력충돌이 벌어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두 국가 간 경쟁이 격화될 경우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G7 회의 후 “이제 우리는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다른 나라와 지지와 협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백신 협력 등 G7 회의에서 거둔 성과로 높아진 위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방역 성과를 바탕으로 백신 생산기지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높인 것은 자랑할 만하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좀 더 큰 역할을 맡아 국제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다시 미국 편에 서게 됨으로써 중국과의 외교적 부담 또한 커진 게 사실이다. 미국으로부터 대중 견제 대열에 참여하라는 압력이 커지는 동시에 중국으로부터는 경제적 압박을 받을 공산도 커졌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균형외교를 모색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Posted by emugi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