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무기가 쓴 칼럼/여적

[여적] 인공호흡기 전쟁(200330) 폐 질환자나, 환자를 마취시켜 수술할 때 인공적으로 호흡을 조절해 폐에 산소를 공급하는 의료장비가 인공호흡기다. 얼굴마스크형에서부터 코마스크형, 마우스피스형, 후드형, 기계형 등 다양하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컴퓨터로 작동하는 기계형은 5만달러나 한다. 인공호흡기가 손 세정제, 마스크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의 필수품이 됐다. 심각한 코로나19 감염자에게 인공호흡기는 말 그대로 생명선이다. 바이러스가 폐를 집중 공격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 6명 중 1명은 인공호흡기의 도움이 필요하다. 문제는 인공호흡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인공호흡기 확보를 위해 전쟁을 벌이는 이유다. 확진자 최다국인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는 인공호흡기를 확보하기 .. 더보기
[여적] 쿠오모 형제(200327) 지난 23일 밤 9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CNN 방송의 TV쇼 . 진행자 크리스 쿠오모(50)가 출연자를 소개했다. “뉴욕 주지사이자 나의 형 앤드루 쿠오모다. 또 나와줘 고마워.” 쿠오모 주지사(63)는 대뜸 “엄마가 나가야 한다고 하셨다”고 했다. 이 말의 숨은 뜻을 알려면 일주일 전 상황을 돌아봐야 한다. 지난 16일 쿠오모 주지사는 동생 프로그램에 출연해 뉴욕주의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형제는 ‘누가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아들인가’를 두고 티격태격했다. “형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잘 알지만 엄마에게 전화할 시간은 있겠지? 엄마가 형 소식을 듣고 싶어해.” “나오기 전에 전화했어. 근데 엄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식이고, 너는 두 번째래.” 이 장면은 코로나19로 고통.. 더보기
[여적] 미래세대의 기후소송(200316) '기후변화’가 미국 뉴욕타임스 1면 머리기사를 처음 장식한 때가 1988년 6월24일(현지시간)이다. 제목은 ‘지구온난화는 시작됐다, 전문가 상원에서 말하다’였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제임스 핸슨 박사는 전날 미 상원에서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에 의해 강화된다고 99% 확신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은 대중들에게 지구온난화·기후변화의 심각성뿐만 아니라 그 피해가 미래세대의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경종이었다. 하지만 정부를 움직이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2015년은 기후변화의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진 해였다. 그해 12월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됐다. 195개국이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합의했다. 기후변화.. 더보기
[여적] 사람-개 코로나19 전이(200306) ‘코로나19와 반려동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FAQ)’ 코너에 있는 항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겼다. 두 기구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같은 특정 감염병이 대유행할 때마다 관련 코너를 만든다. 이번 코너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공포 속에서 ‘반려동물도 코로나19에 걸릴까’라는 우려에 대한 두 기구의 답변이다. 지난달 28일 이전까지만 해도 반려인들은 이 답변을 보면서 불안을 덜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날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견에서 ‘약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보도로 다시 불안감에 빠져들었다. ‘만약 그 반려견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공식 확인된다면 사람에서 동물로 전파되는 게 아닌가... 더보기
[여적]다빈치의 예수(171117) 역시 다빈치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500여년 전에 그린 예수 그림이 미술품 경매 역사를 다시 썼다. 다빈치가 1500년 무렵 그린 ‘살바토르 문디(구세주)’가 지난 15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경매와 개인 간 거래를 통틀어 사상 최고가인 4억5031만2500달러(수수료 포함·약 4960억원)에 낙찰됐다. 가로×세로 45.4㎝×65.6㎝인 이 작품은 푸른 로브를 입은 예수가 오른손을 들고 있고, 왼손에는 수정구를 들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이 작품이 경매 전부터 관심을 끈 것은 현존하는 작품이 20점도 안되는 다빈치의 유화 중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수의 얼굴은 다빈치의 대표작 ‘모나리자’와 닮았다. 이 작품의 재발견과.. 더보기
[여적]32살의 백악관 실세(1711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백악관 진용 중 주목을 덜 받은 이가 스티븐 밀러 선임정책고문(32)이다. 트럼프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당선의 1등 공신 스티브 배넌에 비하면 밀러의 이력은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게다가 나이까지 어리다.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 존 매케인조차 당시 “서른한 살이라고?”라며 언론에 투덜댈 정도였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10개월 만에 그는 트럼프의 오른팔로 성장했다. 당초 그 자리의 주인은 배넌이었다. 배넌이 지난 8월 백악관 내 권력투쟁에 밀려 떠나자 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국내외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인물이 된 것이다. 켈리앤 콘웨이 고문은 백악관 내 그의 영향력에 대해 “우리끼리 보험을 들라면 밀러에게 줄을 대야 한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고 .. 더보기
[여적]세계를 흔든 세 문장(171103) 이스라엘과 아랍 간 중동분쟁의 기원은 1차 세계대전(1914~1918)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구 식민 열강들에 1차 대전은 영토쟁탈전이나 다름없었다. 오스만튀르크 통치하의 중동지역도 열강의 큰 먹잇감이었다. 열강은 중동분쟁의 불씨 세 개를 남겼다. 아랍민족의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한 맥마흔선언(1915), 영국·프랑스·러시아가 분할통치하기로 한 사이크스피코협정(1916),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 건국을 처음 약속한 밸푸어선언(1917)이다. 특히 밸푸어선언은 중동분쟁의 출발점이 됐다. 아랍민족의 독립이라는 기존의 약속을 뒤집고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자는 민족주의 운동인 시오니즘에 불을 댕겼기 때문이다. 반면 아랍 독립에는 찬물을 끼얹었다. 1917년 11월2일, 당시 영국 외교부장관 아서 밸푸어.. 더보기
[여적]케네디 암살 비밀문건(171028)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암살은 미스터리 드라마 같다. 케네디는 1963년 11월22일 낮 12시30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카퍼레이드 도중 리 하비 오즈월드가 쏜 2발의 총탄을 맞아 숨졌다. 오즈월드는 이틀 뒤 교도소로 이감되기 위해 경찰서를 나오다 나이트클럽 주인 잭 루비가 쏜 총탄을 맞고 숨졌다. 이 장면은 TV로 생중계됐다. 루비는 교도소 수감 중이던 1967년 1월3일 폐암으로 사망했다. 케네디 암살을 조사한 워런위원회는 1964년 9월 오즈월드 단독범행이며 오즈월드는 어떠한 음모론과 무관하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음모론에 불을 댕겼을 뿐이다. 대표적인 음모론은 미 중앙정보국(CIA) 배후설, 소련과 쿠바 정부 배후설이다. CIA 배후설의 근거는 미국의 쿠바 피그만 공격(1961년) 때 CIA가.. 더보기
[여적]나도 당했다(171018) 두 단어로 된 해시태그가 소셜미디어를 달구고 있다. ‘미투(#MeToo)’다. “나도 성폭행 피해자다”라는 의미다. 성추행 및 성폭행에 반대한다는 강력한 의사 표현이다.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65) 성추행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 운동을 전개한 이는 미국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45)다. 밀라노는 지난 15일 트위터에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라면 ‘미투’라고 써달라”고 제안했다. ‘미투’ 트윗은 하루 만에 50만건 이상이 쇄도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도 60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가수 레이디 가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스캔들 주인공인 모니카 르윈스키 등 이미 알려진 유명인은 연대를 표했다. 할리우드 여배우들도 감춰온 과거를 앞다퉈 고백하고 있다... 더보기
[여적]래리 플린트(171017) 유명 성인잡지인 플레이보이(1953), 펜트하우스(1965)보다 출발이 늦은 허슬러(1974)를 1년 만에 유명하게 만든 이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오나시스였다. 케네디 암살 5년 뒤 그리스 부호 아리스토 오나시스와 재혼한 재클린은 파파라치의 주요 목표물이었다. 허슬러는 1975년 8월호에 나체로 일광욕을 하는 재클린의 사진을 실었다. 한 파파라초가 1971년 여름 오나시스 소유 그리스 해변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잡지는 날개 돋친 듯 며칠 새 100만부가 팔려나갔다. 1만8000달러를 주고 사진을 입수한 이는 허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75)였다. 대박을 터트린 플린트는 백만장자가 됐을 뿐 아니라 플레이보이의 휴 헤프너(2017년 사망), 펜트하우스의 밥 구초네(2010년 사망)와.. 더보기